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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서른인데 경험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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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년에 서른이에요. 요즘 전 성 경험이 없는 것이 고민이에요. 1~2년 전만 해도 섹스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던 친구들도 이제 관계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더라고요. 나이 서른에 여전히 경험이 없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져요. '첫 경험'이라는 딱지도 부담스럽고요. 적당한 사람하고 서른이 되기 전에 자고 싶은 마음까지 들어요. 
- 내년에 서른을 앞둔 김**님(29)

A. 섹스에도 '때가 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하지만 섹스는 진도를 따라잡아야 하는 커리큘럼이 아니에요. 섹스는 나만 볼 수 있는 내 맘 속 사진첩.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말고, 오로지 나를 기준으로 삼으시길 바랄게요.


💡 5초 요약
1. 모든 일에 때가 있다'고요? 섹스는 정해진 커리큘럼을 이수하는 수강 진도가 아니에요.
2. 섹스 경험은 아무도 못 보는 내 맘 속 사진첩! 나만의 가치관과 취향으로 꾸려야 후회 없어요.
3. 섹스만큼 사람 타는 일도 없답니다. 섹스는 대본 없이 꾸리는 둘만의 공연. 상대부터 괜찮은 사람이어야겠죠?



'다 때가 있다'. 자주 쓰고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말이죠. 모든 일에 적기가 있다는 말은 우리를 안심시켜요. 남들 다 하듯 비슷한 시기에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면 인생을 순탄하게 잘 살고 있다는 느낌도 받죠. 현재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시선은 섹스에도 예외가 없죠.

반면 타이밍을 놓치면 마음이 쫓겨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친구에게 "했어?"라고 묻는 드라마 속 대사는 우리가 섹스에 갖는 기대감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섹스를 커리큘럼이 정해진 학습진도처럼 대하고 있음을 드러내죠. '만나고 언제쯤 관계를 가지는 게 좋나요' 같은 질문도 우리의 불안을 드러내고요.

하지만 섹스는 무엇보다 사적인 경험이에요. 일상의 모든 순간을 SNS에 올리는 시대에도 누군가와 살을 섞은 경험만큼은 오로지 내 맘 속 가상의 사진첩에 자리하죠. 말로 꺼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기억이고, 설사 타인에게 설명한다 한들 당시의 두 사람이 아니면 결코 그때의 상황이나 감정을 알 수 없어요. 말 그대로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오롯한 나만의 경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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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섹스는 가치관이 중요한데요. 아무리 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회라도, 섹스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늘상 친구나 동료들과 나누는 스몰토크나 식사 자리보다 섹스에는 분명 더 많은 에너지가 드니까요. 그만큼 감정도 따라붙기 마련이고요. 한 사람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무겁다면 무거운 경험이죠.

이런 경험에 남들이 생각하는 기준을 그대로 따르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일이 잘못되면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지거든요. 원나잇이든 혼후관계주의든 내 안에서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나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그래야 나중에 혼란스럽지 않아요.

곧 당장 '딱지'를 떼고 싶어서 '아무나'와 잔다면 김**님 마음에 분명 흔적을 남길 거예요. '남들은 다 하는 걸 나는 왜 못했을까'라고 접근하지 말고, 스스로 어떤 섹스를 원하고, 어떤 사람과 자고 싶은지 생각해 봐요. 무턱대고 누군가와 자는 일이 나중에 자신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도 그려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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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성관계만큼 '사람 타는 일'이 없다는 거예요. 같은 식당이라도 A와는 먹느라 바빴고, B는 사진을 찍고, C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인테리어를 발견하지 않던가요? 일상적인 만남도 누군가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간이 됩니다. 섹스는 말할 것도 없겠죠. 함께 할 상대가 어떤 사람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경험이 만들어져요.

섹스는 진도를 따라잡아야 하는 커리큘럼이 아니에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대본 없는 공연에 가깝죠. 게다가 섹스 문제의 대부분은 물리적인 테크닉보다는 서로간 커뮤니케이션에서 와요. 그만큼 상대방이 중요하다는 뜻이죠.

'첫 경험'을 쫓기듯 치르지 마세요. 충동구매로 지른 물건은 지인을 주거나 내다 팔 수도 있지만, 내 몸과 마음에 남는 기억은 쉽사리 지울 수도, 환불할 수도 없어요. 첫 경험도 인생의 한 조각인 만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원하는 방식으로 갖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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