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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하려고 하면 죄책감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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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애인과 첫 관계를 시도했어요. 서로 애정을 확인하고, 감정적 유대도 쌓은 상태에서요. 그런데 이상하게 막상 옷을 벗고 관계를 하려고 하니 죄책감이 밀려왔어요. 안 그래도 나쁜 일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한데 그 순간 엄마한테 톡이 오는 거예요. 진짜 더는 못하겠더라고요.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 잠자리에서 멈칫한 E님

A. 첫경험-죄책감-부모님은 항상 이어지는 단어인 것 같아요. 하지만 관계에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요. 내 선택에 대한 믿음과 상대에 대한 존중만 있다면, 죄책감은 그만 털어버리세요.  


죄책감은 첫경험 얘기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첫 관계를 할 때 법이라도 어긴 것처럼 '해선 안 되는 짓을 했다'는 감정을 겪어요. 게다가 이런 죄책감은 자책을 넘어 상대에게 '나쁜 일을 시켰다'는 느낌으로 번지기도 하고요.

죄책감 얘기에 꼭 등장하는 게 바로 부모님인데요. 엄격한 집안에서 자랐을수록 부모님께 죄송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섹스는 부모님을 비롯해 누구의 개입도 없이 나만의 결정으로 이뤄지죠. 그런 면에서 섹스에 따라오는 죄책감은 부모님 시야를 벗어나 그간 '배워온' 경계를 넘은 탓일지도 몰라요.

엄마에게 톡이 오는 순간 '더는 못하겠다'고 느꼈다고 하셨죠.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아마 E님이 받은 성교육이나 가풍이 원인일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성관계에 죄책감을 계속 연결 짓는다면, 제대로 관계를 꾸리기 어려워요. 성욕이 떨어지고 나아가 성기능 장애도 생길 수 있죠.



만약 E님이 애인에게 "너랑 섹스한 것에 죄책감을 느껴"라고 하면 애인은 어떤 기분일까요. 아마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질 거예요. '나랑 섹스한 걸 후회하는 건가'하고 생각하겠죠. 마치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저지른 것처럼 말이죠. 엉뚱한 죄책감은 둘 사이를 뒤틀리게 합니다.

슬프게도 우리는 임신이나 성폭력처럼 섹스에 뒤따르는 위험을 위주로 교육 받았어요. 섹스는 무방비하게 당하거나 타인의 몸을 침범하는 행동으로만 여겨졌죠. 지금껏 우리는 섹스에서만큼은 무력한 존재였어요.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없으니 그저 성에 대해 멀리하라고만 배웠죠.

그 사이에서 섹스는 막연한 죄책감과 수치심만 일으키는 행동이었죠. 분명 동의와 존중이 빠진 섹스는 나를 다치게 하거나 타인을 상처입히는 경험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또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죠. 사랑하는 이와 몸을 섞는 행위만으로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당신에게 섹스는 어떤 의미인가요? 일이 생계를 꾸리는 수단이나 자기계발의 일환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섹스도 애정을 주고받는 그릇이나 즐거움을 충족하는 방법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내 결정에 대한 믿음과 상대에 대한 존중만 있다면, 섹스에 죄책감은 어울리지 않아요.

부디 불필요한 죄책감은 지워버리세요. 대상도 없는 모호한 죄책감을 밀어내고 나면, 연인과 누릴 수 있는 온전한 행복이 그 자리를 채울 겁니다. 뜨겁게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E님이 반성할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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