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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할 때 불 켜는 게 부끄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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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애인이 꼭 관계 중에 한 번씩 불을 키려고 해요. 밝은 조명에서 하면 더 흥분된다고요. 하지만 전 불 키는 게 싫고 부끄러워요. 튼살도 많고, 몸에 자신이 없어요. 애인은 괜찮다는 데 제가 안 괜찮아요.😥
- 맨몸이 부끄러운 K님 (24)

A. K님의 마음만이 유일한 문제에요. 대부분의 남성들은 관계 중 연인의 몸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으니까요. (할 수가 없어요!) 가혹한 판단은 내려두고, 내 몸을 사랑하는 연인이나 친구를 대하듯 대해주면 어떨까요.



싫다는 데 불 켜려는 애인이 나빴네. 불 절대 키지 마요! 하면 쉬울 거예요. 하지만 세상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대부분 문제는 '맞다 틀리다'가 없으니까요. 답이 객관식 정답처럼 정해져 있다면 문제도 안 되겠죠. 불을 끄고 싶은 K님이나, 불을 켜고 싶은 애인 자체는 취향이 조금 다를 뿐이에요.

K님의 애인은 감촉뿐 아니라 시각적 만족까지 누리고 싶은 마음이 클 거라 짐작돼요. 반면 K님은 사랑을 나누고 있지만 굳이 몸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일 거고요. 두 분이 침대에서 활용하는 언어가 조금 다른 거죠. 스킨십에 시각적 자극까지 더하고 싶은 쪽과 스킨십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의 차이입니다.

K님의 애인은 K님 몸매의 작은 부분에 연연하지 않아요. K님 몸에 매력을 느끼고, 보고 싶을 뿐이죠. 사실 대부분의 남성은 잠자리에서 애인의 몸매를 평가하는 데 관심 없어요. 그저 시각적 정보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흥미롭게 처리할 뿐이죠. 커플이 함께 섹슈얼한 영상을 봐도,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와 시상하부가 남성에서 유독 활성화되는 것이 증거입니다.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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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님의 걱정들은 오로지 K님에게만 유효해요. 사소한 튼살이나 처진 가슴은 섹스라는 영화에서 픽셀에 가깝습니다. 영화를 볼 때 전체적인 스토리나 미장셴을 보지, 픽셀을 보진 않잖아요? 대부분 사람은 사랑을 나눌 때 서로의 성감대를 찾는 과정이나 상대의 리액션에 민감하지, 모공의 크기나 귓불의 생김새에 집착하진 않아요.

우리는 자신에게 엄격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자기 몸에서 부족한 점을 잽싸게 찾아냅니다. 외모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도 작용하겠죠. 여기에 겸손이 미덕이었던 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예쁘다'라고 해도 '아니야'라고 반박해요. '살이 좀 쪘네'라는 말은 '살을 빼야겠다'는 강박으로 체화하고요. 사회적 압력을 수용하고, 부정적 언어를 그대로 흡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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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몸을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가정하고 대화를 걸어본다면, 어떨까요? "여기 튼살도 보기 흉하고, 듬성듬성 난 털도 보기 싫다. 얼굴에 난 뾰루지는 왜 이 모양이지?"라고 말을 건넬 건가요.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에게 설사 흠처럼 보이는 부분들을 본다 한들, 그보다는 좋은 점에 더 집중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낼 때, 누구도 "그래, 네가 좀 못났지"고 말하지 않아요. "그렇게 느낄 수 있지. 대신 넌 이런 부분이 멋지잖아?"라고 친구의 고민을 수용하고, 구체적인 칭찬을 곁들이죠. K님은 자기 몸과 더 잘 지낼 필요가 있어요. 연인을 대하는 마음으로 내 몸에 대한 가혹한 평가는 내려두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게다가, 이미 K님을 사랑스럽다고 말해주는 연인이 곁에 있잖아요? 연인의 반응을 자신감의 연료로 삼아보세요. 어린 시절 읽었던 '햇빛과 바람'에 대한 우화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주변의 따뜻한 시선에 기대는 게 강박을 허무는 지름길이 될 수 있어요. 부끄럽다는 이유로 K님의 사랑스러운 몸 뒤로 숨지 마세요.

조금 낯설겠지만, 오늘부터는 내 몸과도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보면 어떨까요.



  1. W S Chung, S M Lim, J H Yoo & H Yoon "Gender difference in brain activation to audio-visual sexual stimulation; do women and men experience the same level of arousal in response to the same video clip?" 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 vol. 25, 138–142, 2013 https://www.nature.com/articles/ijir201247#Fi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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