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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을 '함께'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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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피임하고 계신가요? 어떤 방법으로 피임하고 계신가요. 흔히 오프라인에서는 철저히 피임을 한다고 말하지만, 설문조사 결과는 사뭇 다릅니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18~69세 남성 중 "관계 시 항상 콘돔을 사용한다"라고 답한 이들은 11.5%였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10년간 콘돔 착용률이 1/3 수준으로 줄어들고, 질외사정으로 피임법을 택한다는 답변이 1.5배 상승하기도 했죠.¹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질외사정 후 임신을 걱정하는 사연이 종종 올라옵니다. 하지만 질외사정은 피임법으로 권장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확률 문제가 아닙니다.

질외사정의 경우 여성이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 거의 없는 만큼 남성에게 전권이 넘어갑니다. 그러나 피임에 실패했을 때의 결과는 두 사람의 몫이죠. 게다가 임신은 여성의 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피임은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상호 피임'을 다루고자 합니다. 상호 피임이란 무슨 뜻일까요? 피임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상호 피임'이라니, 처음 들어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중 피임'이라는 말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 단어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영어 표현인 'dual protection(이중 보호)'이 본래 의미에 가깝습니다.

성병 예방과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하려는 두 가지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콘돔이 성병을 예방하는 유일한 수단인 만큼, 콘돔과 다른 피임법을 병행하는 것을 말하죠.

나아가 '듀얼 프로텍션'은 피임을 한쪽에 떠넘기지 않고, 함께 논의하자는 태도까지 포함합니다. 피임은 성관계를 맺는 당사자들이 서로를 원치 않는 임신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곧 '상호 피임'은 나와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임신 걱정을 덜고, 성병을 예방하며, 상호 간에 피임을 실천하자는 3가지 의미가 담겨 있죠.

② '이중 피임'을 꼭 해야 하나요?

두 가지 이상의 피임이 필수는 아닙니다. 대개 '이중 피임'을 하는 이유로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꼽힙니다. 여성이라면 생리 주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같은 날 정확히 생리를 하는 경우부터 불규칙한 주기로 2주 정도는 거뜬히 밀리는 경우까지 개인마다 월경 컨디션은 상이합니다.

그러나 여성 누구나 성관계 여부만으로 임신에 대한 공포를 겪을 수 있죠. 불안이 크다면, 이중 피임이 심리적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③ 이중 피임을 하면 임신 가능성은 없겠죠?

세상에 100% 피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관 및 난관 수술의 피임율이 99%인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참고로 별도의 피임 없이 1개월간 성관계를 지속할 경우 임신 확률은 25%에 그칩니다. 4쌍에 1쌍만 임신이 되는 꼴이죠.

그럼에도 성관계는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 커플이 근소한 차이지만 임신 확률을 낮추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중 피임을 하는 까닭이죠.

하지만 피임 수단을 늘리기보다 하나라도 정확한 실천이 먼저입니다.² 콘돔을 잘못 착용하고, 약 복용을 잊는다면 두 번 피임을 하더라도 임신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피임은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본인 컨디션과 생활패턴, 연인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④ 피임약은 여성만 손해 보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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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은 여성 해방이 이뤄졌던 1960년대와 역사를 함께 합니다. 여성에게 임신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사회참여를 일으킨 발명품으로 꼽히죠.

그러나 오늘날 국내에서 피임약에 대한 의견은 엇갈립니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화학요법인 만큼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이 큽니다. 또한 일부 콘돔을 거부하는 남성 탓에 여성의 '홀로서기 피임'으로 여기는 시각도 존재하죠.

어떤 피임법을 선택하든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설사 콘돔과 피임약을 모두 사용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각자도생법이라면 '상호 피임'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피임약은 여자 손해다'라는 막연한 인식도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경구 피임약을 피임법으로 채택한다면, 자신부터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둘 다 만족하는 피임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⑤ 남성이 먹는 피임약은 없나요?

현재까지 시판된 남성용 경구 피임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1차 임상시험을 통과한 남성용 피임약은 있습니다. 2019년 3월 LA 생물의학연구소와 워싱턴대학교의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과 프로게스틴이 혼합된 남성용 피임약을 개발했습니다.

몸에 남성 호르몬이 '충분하다'라는 신호를 보내 테스토스테론을 억제, 정자 생산을 막죠. 여성용 피임약이 난포 성숙을 막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³

2014년 인도네시아에서는 관목에서 추출한 성분 젠다루사(Gendarussa)를 활용해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뜨리는 피임약도 등장했습니다. 비호르몬 제재로 주목받았으나, 추가 연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3상 임상시험을 마쳐 인도의약품관리청의 승인을 앞둔 남성용 피임 주사 '리수그'도 있는데요. 정관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해 정자의 활동을 저하시키는 원리입니다. 이 밖에도 남성 호르몬 생성을 막는 젤 형태의 바르는 피임약도 연구 중입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피임법은 다릅니다. 한편 특정 피임법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개 비슷하죠. 결국 개인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각자 우려하는 부분과 지키고 싶은 부분에 관해 연인과 대화를 나누세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상호 피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상호 피임은 한쪽의 일방적인 짐이 아닌, 두 사람의 대화로 결정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임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나눴는지 여부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의견을 나누세요. 충분한 대화로 두 분에게 맞는 피임법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조금은 낯선 상호 피임. 콘돔, 피임약 무엇 하나만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두 분이 대화한 시간만큼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거예요.



  1. "콘돔 사용률, 10년만에 3분의 1 토막났다" 한국일보, 2017년 9월 29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9291074245022
  2. 대한피임협회와 생식보건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용 콘돔의 피임 성공률은 97%, 경구피임약은 99.9%입니다. 콘돔을 정확히 사용하고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한다면 임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3. 18~50세의 건강한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로 30명에게는 피임약을, 10명에게는 위약을 제공했습니다. 피임약을 복용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호르몬 수치가 줄어들어 효과를 드러냈으며, 부작용도 경미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약이 안정성을 획득하고 시판되려면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A New Male Birth Control Pill is Being Tested. Here's What to Know, TIME, March 25, 2019 https://time.com/5556193/male-birth-control-pill/
  4. "효과 99% 남성 피임약 인도네시아서 개발", 2014년 12월 5일,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41205063300009?input=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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