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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정자, 수동적인 난자? 난자에 대한 오해 풀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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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난자를 떠올리면 수동적이고, 정자를 떠올리면 저돌적인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어릴 적 보건시간에 본 사정 후 돌진하는 정자들의 모습이 한몫했죠. 하지만 실제 남녀의 성은 수동성과 능동성으로 나누기 어려워요. 각자 경쟁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거든요. 오늘은 난자의 생식법에 대한 오해를 풀어볼게요.

이런 사람이라면 필독🤔

  • 여성의 성은 수동적이라고 생각해온 사람

  • 사정 시 버려지는 정자에 측은함을 느낀 사람

  • 어릴 적 받은 성교육에 의문을 가진 사람




남성은 사정 시 정자를 방출합니다. 임신 계획이 없다면, 대부분 콘돔 속에 갇혀 그대로 휴지통으로 향하죠. 1억 마리 정자라는 표현이 무색합니다. 섹스의 목적 중 하나가 번식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정자 입장에선 개탄스럽죠. 놀랍게도, 난자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아요.

‘원앤온리’로 그려지는 난자는 그 여파가 크지 않은 것처럼 그려지는데요. 분명 1억 마리 정자와 1마리 난자는 개수 차가 현저합니다. 하지만 난자 하나를 만들기까지 여성의 몸은 쉴 새 없이 노력을 기울입니다. 배란 후 임신이 이뤄지지 않아도, 바로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니까요.

남성 입장에서 사정이 생식의 끝이라면, 여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난자가 수정에 성공했든 말든, 여성의 몸은 수정란의 착상에 대비합니다. 배란일 후엔 자궁내막이 두터워지거든요. 손님은 없는데 식탁 차리는 형국이죠.🥲 적어도 남성의 몸은 사정 후 태아를 품는 노고까진 들이진 않죠. 이만큼 엉뚱한 수고가 또 있을까요?



우리는 1000:1과 같은 대비에 익숙합니다. 건강한 남성이 1회 사정 시 배출하는 정자는 약 1억 마리. 곧 100,000,000:1의 확률로 생존력 강한 정자만이 난자의 막을 뚫고 최종 승자가 되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립니다. 그럼 난자는 어떨까요?

난자는 처음부터 ‘될놈될’ 난자가 고고하게 배란의 전당에 오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아닙니다. 물량이 다를 뿐, 난자의 경쟁도 치열해요. 정자가 사정 단계에서 치열한 레이싱을 벌인다면, 난자는 배란이라는 관문 전에 토너먼트를 거칩니다. 경쟁 시점이 다를 뿐이죠.

여성은 날 때부터 난자가 될 수 있는 원시난포를 갖고 태어납니다. 원시난포는 2차 성징 이후 매달 경쟁을 치르게 되는데요. 월경주기 중 난포기에는 난포들이 여포자극호르몬(FSG)의 영향을 받으면서 영글어 갑니다. 10여 개에 달하는 난자가 무르익죠. 문제는 이 호르몬이 점차 떨어진다는 건데요. 곧 배란일에 임박하면 적은 자원을 갖고도 살아남은 난자가 최종 발탁됩니다. 일종의 경선과 비슷하죠.

결국 ‘경쟁하는 정자와 수동적인 난자’ 구도는 사실과 다릅니다. 내부적으로 경합하는 시기가 다를 뿐, 난자도 정자처럼 자신들의 시스템 안에서 박 터지는(!) 경쟁을 벌입니다. 신이 내린 직장의 내정자(?)처럼 팔자 좋은 상황과는 거리가 멀죠.😅



그래도 여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아무튼 사정할 때 난자는 앉아서 기다리는 게 맞잖아’하고요. 하지만 이도 사실과 다릅니다. 플러팅이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듯, 적극성은 정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난자 역시 정자를 향해 신호를 보내거든요.

2020년 6월 스톡홀름 대학교 동물학과와 맨체스터 대학교 생물학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난자는 제 마음에 드는 정자에 더 많은 화학물질을 내보내 정자를 유인합니다. 특정 난포액에서 특정 정자가 더 확고하게 직진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증거예요.¹ (물론 이는 정자 역시 특정 난포에 더 반응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남녀 사이에 말하는 케미스트리가 난자 단위에서도 발현된다니, 놀랍죠? 이 밖에도 나팔관 안쪽일수록 높아지는 온도, 정자의 수영에 비교적 우호적으로 바뀌는 배란기의 자궁경관 점액, 아래에서 위로 수축해 정자의 이동을 간접적으로 돕는 자궁근육 활동까지. 난자와 정자의 만남은 각각의 투쟁과 상호 협상의 결과, 아닐까요?❤️‍🔥



남녀의 서로 다른 생식 활동, 잘 만나보셨나요? 짐작했던 내용도, 새로운 내용도 많을 거예요. 요는 우리가 이 과정을 거쳐 태어난 존재라는 것! 잊지 맙시다.😉

임신의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하다면?
👉임신은 ‘짜잔’하고 이뤄지지 않는다
  1. Fitzpatrick John L., Willis Charlotte, Devigili Alessandro, Young Amy, Carroll Michael, Hunter Helen R. and Brison Daniel R. 2020Chemical signals from eggs facilitate cryptic female choice in humansProc. R. Soc. B.2872020080520200805 http://doi.org/10.1098/rspb.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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